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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화력발전소 건설, 대기질 더욱 악화 예상
통영화력발전소 건설, 대기질 더욱 악화 예상
  • 윤양원 기자
  • 승인 2020.05.31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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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대기질 경남에서 3번째 나빠...통영발전소 저지에 나서야

취소됐던 통영복합화력 다시 되살아나

통영 안정공단에 대규모 화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된다. 통영화력발전소의 초미세 먼지는 거제지역 전체 대기질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통영 안정공단에 대규모 화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된다. 통영화력발전소의 초미세 먼지는 거제지역 전체 대기질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통영 광도면에 건립을 추진 중인 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면 거제시 전역이 미세먼지 영향권 안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거제지역의 대응이 절실해 보인다.

통영복합화력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다. 설비용량 1,012MW급의 이 발전소는, 80% 가동율로만 따져도 240만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 가능한 규모다.

애초 2018년 준공 완료 후 30년 가동을 목표로 했지만,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현대산업개발이 추진을 미루자 정부는 직권으로 사업을 취소했다. 기한 내 착공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에 현대산업개발은 사업취소의 부당성을 이유로 소송을 재기했고, 최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그래서 지금 통영이 다시 한 번 들썩이고 있다.

화력발전 들어서면 거제시 전역 직접 영향권

화력발전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중 가장 큰 부분은 온배수로 인한 주변 수역의 생태계 파괴와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 질 저하다. 화력발전소 건설 재개로 인해 인근 굴 양식 어민들은 대책위를 결성하고 반대투쟁에 나섰다. 문제는 거제 역시 발전소 가동의 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경상남도 미세먼지 배출원별 저감대책 수립 2차보고서』에 따르면 하동화력 가동으로 인한 미세먼지의 직접 영향권은 반경 20~30km에 달한다. 광도면에 들어설 화력발전소와 거제시청은 직선거리로 18km 남짓이다. 따라서 거제시 전체가 통영복합화력 가동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

초미세먼지는 석탄보다 LNG가 더 많이 배출해

서울대 황일순 교수에 따르면 국내외 연구에서 LNG 발전은 같은 열량의 석탄 발전에 비해 연소 시 기체 상태로 발생하는 초미세 먼지가 2.35~7.60배 많다.

여기에 더해 2016년 10월 국립환경과학원 공부주 박사 연구진이 한국대기환경과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기체 상태로 배출됐다가 공기 중에서 식어 입자가 되는 이른바 '응축성 초미세 먼지(CPM·Condensable Particulate Matter)'는 LNG를 태우면 석탄보다 2.35배 많이 발생했다. 응축성 초미세 먼지의 대부분은 질소산화물(NOx)이다.

초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2.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호흡기는 물론 피부를 통해서도 인체 내부로 침투해, 미세먼지에 비해 훨씬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제시 대기 질 경남에서 세 번째로 나빠

특정 지역의 대기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구와 산업 구조다. 그런 측면에서 창원시의 대기환경이 가장 열악한 이유는 인구와 경제활동의 총량을 감안할 때 예측 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하동과 고성처럼 인구와 산업 활동이 적은 도시의 대기 질이 나쁜 이유다. 고성과 하동의 대기 질 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이다. 이는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배출되는 대표적인 오염원이다.

 

창원과 거제시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의 비중이 가장 높다. 조선 산업 비중이 높은 도시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이다. VOC는 주로 조선소의 도장 공정에 사용되는 페인트에서 발생한다.

거제시가 관광산업을 제2의 먹거리로 생각한다면 깊이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어떤 관광객도 휘발성유기화합물과 질소산화물이 가득한 공기를 마시며 관광을 즐기고 싶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거제시는 통영복합화력 건설에 대한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거제시는 통영복합화력 건설 저지 나서야

지난 4월 삼천포화력 1·2호기가 38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폐쇄됐다. 하지만 인근 부지에는 폐쇄된 발전소 두 배 규모에 해당하는 고성하이화력 공사가 한창이다. 이 발전소가 가동되면 경남도의 전력자급율은 150%를 훌쩍 넘어서게 된다. 여기에 1,012MW에 달하는 통영복합화력까지 더해지면 경남의 전력자급율은 200%에 육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필요 이상의 전력설비는 발전소의 가동율을 떨어뜨려 전체 전력시장을 교란하고, 국가적 차원의 자원낭비를 초래한다. 지금 전 세계는 기후변화 저지를 위해 에너지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이런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화력발전 비중을 계속해서 올리는 일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거제시는 지역 주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통영복합화력의 건설 저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금 건설 중인 고성하이화력과 통영복합화력이 모두 거제시의 서북 방향에 있다. 편서풍대에 있는 한반도의 지리적 여건을 감안할 때, 서북 방향에 위치한 두 화력발전소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거제시민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게 틀림없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에겐 깨끗한 공기로 숨 쉴 권리가 있다. 이 권리를 방해하는 것은 기본권에 대한 침해다. 지금 거제시민 전체가 건강권을 침해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따라서 거제시가 현 상황에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 않는 다면, 그것은 묵시적 동의와 다름없다. 거제시와 거제시의회, 지역시민사회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원종태 사무국장은 "화력발전소 신규건설은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시대에 역행하는 것은 물론 진해만 온배수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와 막대한 어업피해와 대기질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하고 "거제 통영시민들과 함께 강력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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