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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조선시장' 전반을 점검한다
'2020년 조선시장' 전반을 점검한다
  • 윤양원 기자
  • 승인 2020.01.07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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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실적과 ’20년 조선시장의 주변 여건

지난 ‘19년은 세계 조선시장이 그간의 침체에서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준 한 해였다. 지난 한 해 국내 조선업종의 실적을 되돌아보고, 올 한 해를 전망하기 위해 세계 조선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들을 살펴보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관점에서 현 상황을 평가해야 하고, 또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적절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 사진 출처 : DSME

 

‘19년 조선업 세계 1위는 ’대한민국‘

산업부는 “‘19년도 국가별 선박 수주 실적을 집계한 결과* 全 세계 선박발주 2,529만CGT 중 우리나라가 943만CGT를 수주하여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9년 상반기, 경쟁국인 중국에 비해 부진하였지만 하반기 집중수주를 통해 2년 연속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유지했다.

* 19년 수주실적(만 CGT) : (1~6월) 韓 358, 中 468 (7~12월) 韓 585, 中 387

특히 ‘19.12월에는 전세계 대형 LNG 운반선 발주물량(11척)을 모두 수주하는 등 글로벌 발주 307만 CGT중 우리나라가 174만 CGT(점유율 56.7%, 연중 최대치)를 수주했다.

 

수주금액과 수주량에서 동시 1위

영국의 조선 및 해운관련 시장의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Clarkson Research)에 따르면, 지난 해 한국은 943만CGT를 수주해 855만CGT를 수주한 중국을 따돌리고 수주량에서 1위를 차지했다.

수주금액 역시 223억 달러로 1위를 차지해, 2위인 중국과의 격차를 20억 달러로 벌렸다. 다만, 수주잔량은 중국의 2,693만CGT보다 적은 2,260만CGT에 머물러 2위를 차지했다.

 

                          <‘19년 수주금액, 수주량, 수주잔량>

구 분

1위

2위

3위

4위

수주량(만CGT)

한국(943)

중국(855)

일본(328)

이탈리아(114)

수주금액(억불)

한국(223)

중국(203)

이탈리아(75)

일본(61)

수주잔량(만CGT)

중국(2,693)

한국(2,260)

일본(1,191)

이탈리아(416)

 

우리나라의 월별 수주실적을 살펴보면 후반으로 갈수록 수주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중국은 전반기에 상승했던 실적이 중반으로 들어서며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다 후반기에 다시 상승하는 ‘U'자 형 회복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편, 일본의 실적은 꾸준히 하락세로 한국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19년 월별 수주실적>

                                                                                                                       (단위: 만CGT, 억불)

구분

’15년

’16년

’17년

’18년

’19년

 

’19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누계

억불

全 세계

발주

4,313

1,342

2,801

3,108

278

204

311

170

185

154

169

148

197

200

206

307

 

2,529

724

수주

한국

1,095

222

761

1,308

73

75

44

37

68

61

55

84

69

140

63

174

 

943

223

중국

1,335

446

1,168

1,000

124

42

134

84

37

47

37

57

97

26

63

107

 

855

203

일본

1,316

239

290

526

44

59

28

26

70

31

17

0

10

10

13

20

 

328

61

 

선종별로 보면, 대형 LNG운반선(174k) 51척 중 48척(94%), 초대형유조선(VLCC)* 31척 중 18척(58%), 초대형컨선 36척 중 22척(61%)등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높은 경쟁우위를 보였다.

* VLCC(Very Large Crude Carrier) : 20만 dwt 이상 초대형 유조선

 

늘어난 건조량이 고용시장 회복의 견인차 역할 한 듯

‘19년 조선 건조량은 951만 CGT로 전년대비 23.1% 증가하였다. 건조량은 ‘16년 수주절벽 영향으로 18년 최저(772만 CGT)을 기록하였으나, 이후 수주 증가로 19년 2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조선사 건조량 추이(만CGT, 전년동기대비 증감률) >

‘15년

’16년

’17년

’18년

’19년

 

’19년

1분기

2분기

3분기

4분기

 

합계

1,269

(4%↑)

1,236

(3%↓)

1,057

(14%↓)

772

(27%↓)

280

(8.1%↓)

232

(65.3%↑)

283

(58.3%↑)

156

(4.9%↑)

 

951

(23.1%↑)

* 수주-생산간 시간차는 약 1~2년 소요 추정

 

조선업 고용도 건조량과 유사한 추이를 보이며, ‘18.8월 10.5만명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19.7월 11만 명대를 회복하였고, 이후 지속적인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그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바닥을 다지고 있는 거제시 인구의 추이로 볼 때, ’20년엔 다소나마 인구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조선업 고용(고용보험 피보험자, 만명) : (15말)18.8 → (17말)11.4 → (18.8) 10.5 → (18말)10.8 → (19.8)11.0 → (19.11)11.1

산업부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글로벌 발주가 부진한 상황에서 엘엔지(LNG) 운반선, 초대형유조선(VLCC) 등 주력 선종분야에서 우리 업계가 보여준 기술력과 품질로 이루어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20년 글로벌 발주량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

클락슨은 ‘20년 글로벌 발주가 19년 보다 대폭 증가한 3,850만 CGT에 이를 것으로 전망(19.9월 Forecast Club)하고 있고, 20년 러시아, 카타르, 모잠비크 등의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예정되어 있어 조선업황은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조선사 들이 친환경, 스마트화라는 조선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자율운항선박, 친환경 선박, 스마트 한국형 야드 등 조선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황회복의 장기적 전망은 ‘불확실’

'19년의 세계 조선시황의 회복은 ‘16년 불황의 ’기저효과‘로 보인다. 과거의 꾸준한 성장세를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이야기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볼 때 두 나라의 충돌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세계 경제의 패권이란 양보할 수 없는 이익이 이 분쟁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경제규모는 미국의 60% 선에 육박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미국의 경제규모와 대등한 수준에 이르게 되면, 기축통화국(基軸通貨國)으로서의 미국의 위상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달러화가 흔들린다는 것은 미국의 경제가 흔들린다는 의미다. 미국이 중국의 도전을 손 놓고 바라만 볼 일은 절대 없을 것이란 게 거시경제 전문가들 다수의 지적이다.

심화되고 있는 '리쇼어링(Re-Shoring)'도 문제다. ‘리쇼어링’이란 경비절감을 위해 해외로 진출했던 기업들이 다시 자국으로 돌아가는 현상을 뜻한다. 가급적 시장이 있는 국가에서 제조를 하는 것이 관세나 상품의 물류비 절감 등의 측면에서 이익이었던 시절에 '오프쇼어링(Off-Shoring)이 세계적 추세였다면, 지금의 ‘리쇼어링’ 현상은 현지 생산의 이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단 사실을 반증한다. 자국우선주의가 국가 간 무역의 장벽으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을 예상케 한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인한 중동지역의 정정불안 역시 또 다른 변수다. 혹자는 유가의 상승이 조선과 해양플랜트 시장의 전망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지만, 중장기적 측면에서는 그 반대일 가능성이 높다. 공급불안과 가격 상승은 새로운 대체재로의 전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와 에너지전환이 조선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등장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기후변화로 인한 세계적 에너지전환의 속도다. 주지하다시피 석유와 석탄, 그리고 천연가스 등은 전 세계 해상운송 물동량의 절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개별 국가들이 자국에서 생산되는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조선시장의 장기적 전망에 치명적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심해시추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해양플랜트 시장의 쇠락 역시 이런 추세와 무관치 않다. 지난 12월 20일 Royal Dutch Shell은 4분기에 17~23억 달러 규모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손상차손’이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유형자산(유정에 남아있는 석유 및 기타의 고정자산)의 미래가치 하락으로 장부상의 자산평가액이 줄어드는 걸 뜻한다.

Chevron사 역시 4분기 손상차손이 11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0월부터 Repsol사, BP사, Equinor사, Halliburton사가 발표한 손상차손을 합하면 2백억 달러에 달한다. 이 같은 사실은 장기적 유가 전망의 불확실성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석유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증거들은 이미 우리 주변에 차고 넘친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시대

지금은 여러 가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고 있는 시대다. 따라서 지나친 기대에 들떠 장기적 추세를 역행해서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시장을 비관적인 시각으로만 바라 볼 이유도 없다. 장기적 위협에 대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면서, 동시에 단기적 상황에 대처하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다만 한 가지, 끝없는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조선시장의 주도권이 유렵과 일본에서 한국과 중국으로 넘어온 것처럼, 다시 베트남과 동남아시아로 넘어가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 하나만이 유일한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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