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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현대중 매각 소식에 거제시민들 ‘멘붕’
대우조선, 현대중 매각 소식에 거제시민들 ‘멘붕’
  • 원종태 기자
  • 승인 2019.02.01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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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하청공장 될라, 대규모 구조조정 지역경제 파탄 우려
대우조선노조는 31일 거제시청에서 일방적 매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우조선노조는 31일 거제시청에서 일방적 매각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을 추진한다는 발표가 나온지 2일 째 거제사회는 아직 ‘멘붕’상태다. 어떤 이는 ‘심리적 공황상태’, ‘혼돈 그 자체’라고 표현한다.

거제시민들은 ‘20여년간 주인없는 회사의 주인찾기’나 조선업 ‘빅3’를 ‘빅2’로 재편하는 것에는 불가피하다는 데에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다. 반면 울산에 있는 현대중공업에 인수합병 되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동종업계 매각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불러오고 인구유출, 지역경제 위축이라는 악순환을 걱정하고 있는 것. 시민들은 거제지역 내에 있는 삼성중공업과 합병하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 현대중공업이 세계최고를 자랑하는 대우조선의 방위산업분야와 핵심기술만 가져가고 사업은 축소하는 이른바 ‘먹튀’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1일 본지는 대우조선 매각추진과 관련 거제지역 각계인사들의 반응을 모아봤다.

천정완 거제시 조선경제과장
내부 대책논의중이며 입장은 확정된 게 없다. 관리분야 인원은 빠지고 생산기능만 남는 지역이 될 것 아니냐, 목포 삼호, 울산 미포조선처럼 거제 지사개념이 될 게 아니냐, 인력 유출 우려가 크다. 대우조선은 연 최소매출이 7조원대다. 현대가 인수하더라도 연매출 7조원 규모는 유지시키고 고용을 보장하는 조건, 공개적인 약속이 필요하지 않나는 의견이 많다. 시민역량을 모아내고 경남도와 산업은행, 정치권 등에 거제시의 입장을 관철시키는데 전력해야할 것으로 본다.

이정학 거제상공회의소 국장
전국의 언론에서 거제상공회의소의 의견을 묻는 취재전화가 많지만 아직 구체적인 매각 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정리된 입장을 표명할 단계가 아이다. 변수가 많고 복잡해 추이를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거제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

손진일 공인중개사협회거제지회장
대우. 삼성 수주가 살아나면서 부동산 회복기로 보고 있었는데 이번 사건으로 당분간 부동산 침체기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어떻게 봐야하는지 혼란스런 상황이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기술만 빼가고 껍데기만 남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매각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이는 6개월, 1년 정도 큰 혼란이 예상된다.

송오성 경남도의원(거제2선거구)
민영화 통한 책임경영, 빅3에서 빅2체제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는데는 거제시민들도 대체적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고용을 유지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할 수 있는냐, 지속성장할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종합적인 해결책을 찾아야한다고 본다. 인수합병 주최은 산업은행이나 현대중공업 등에 공개적인 약속을 받아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좀 더 지켜보면서 시민역량을 한 곳으로 모으는데 역할을 할 생각이다.

김성갑 경남도의원(거제1선거구)
경남도 경제부지사에게 잠깐 보고받고 의견 나눴다. 산업은행측은 고용유지하겠다고 했다지만 원론적일 수밖에 없다. 지역여론은 주인찾기, 빅2체제 전환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것 같다. 지역 고용문제 우려가 가장 크다. 지역 시도의원들과 인식을 같이하고 대응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중이다. 집권여당 시도의원으로서 책임있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입장표명 논의중이다. 경남도 경제부지사도 찾아가고 중앙정부도 방문하자는 의견을 나눴다. 지역경제차원에서 삼성중이 인수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많다. 삼성중은 관심없는 것 같아 쉽지않다. 현대중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세계 점유율이 24%로 독과점 문제있을 수 있다.

이모 지역신문 기자
빅3에서 빅2체제는 불가피하다는 상황인식은 공유되고 있는 것 같다. 인력구조조정과 사업재배치가 예상된다. 대우조선 관리자측과 통화해보면 멘붕 상태라고 표현하다. 시민들의 여론은 현실적으로 ‘울산은 갑이 되고 거제는 을’이 될 수 밖에 없다한다. 관리파트 설계파트 등 겹치는 분야 직원들의 불안은 당연하다. 우려가 깊고 혼돈상태다. 지역사회 전체적으로 여론을 모으고 지속가능성장 위한 방향을 모색해야할 때다.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대우조선근무)
거제는 조선산업에 75%이상을 차지하는 조선도시다. 지난 3년간 구조조정으로 3~4만명의 노동자들이 유출됐다. 이 상황에서 대우조선이 동종업계인 현대중에 매각될 경우 더욱 심각한 위기가 우려된다. 세계 최고수준인 대우조선의 방위산업과 핵심기술만 취하고 껍데기만 남는게 아니냐, 먹튀 할게 아니냐는 강한 반발도 있다. 지역정치권이 위기의식을 갖고 정부에 강한 요구를 해야한다.

이길종 전 도의원(전 대우조선 근무)
이해당사자인 노동조합도 전혀 모르게 진행되고 발표한 것에 현장의 반발이 심각하다. 인원조정없는 인수합병은 없다. 매각에 직접영향을 받는 이해당사자인 노조와, 지역사회과 함께 공개적으로 진행해야한다.. 노조측에 알리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인수합병을 발표한 것에 대한 현장의 반발이 심각하다.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차라리 삼성중과 합병이 지역차원에서 좋지않느냐는 의견이 많다. 불가피한 구조조정에 대한 대응책이 없을 경우 심각한 인구유출, 지역경제 위기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광재 거제경실련 집행위원장
거제시민전체가 멘붕상태다. 현대중이 인수하면 대우조선은 하청공장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구동성이다. 주요일감들은 울산으로 가져가고 거제지역은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삼성중이 인수하면 선순환 될 것 아니냐, 울산 근거지 중공업이 모회사 되면 인력조정, 지역경기 등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해당사자인 대우조선노조와 시민사회, 지역경제계, 지역정치권 등 각계의견을 수렴해서 범시민공동대책위를 꾸리는 등 대책을 논의할 생각이다.

김용운 거제시의원(정의당)
민영화와 빅2는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비공개 밀실협상하고 급박하게 추진한 것에 문제제기한다. 동종업계 인수에 부정적 기류가 상당하다. 일감 한쪽 몰기, 사업재편 등으로 현재 대우조선 생산능력 축소와 구조조정 칼날 인원감축 제일 우려된다. 대우생산능력과 인원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한 대응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설명절 이후 노조, 협력업체, 지역상공계, 시민사회 등이 함께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코자 한다.

윤양원 거제시민에너지협동조합상임이사
동종업계 인수합병은 시장불황일 때 나타나는 대표현상이다. 막강한 경쟁자를 하나 제거함으로써 현대중과 삼성중은 입찰경쟁력과 수익성 제고에 큰 이득을 보겠지만, 지역경제 타격은 불가피해보인다. 대우조선은 현대중의 일종의 하청공장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불황기에 모기업을 구할, 일종의 충격흡수판으로 대우조선을 사용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노동조합과 거제사회의 제도적 안정장치 확보가 가장 큰 과제다.

한편 대우조선노조(위원장 신상기)는 31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인 매각 절차진행을 중단하고 노동조합 참여속에 재논의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측은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매각을 진행한 것은 노동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성토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되는 현대중공업에 매각에 결사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특히 “거제지역 경제의 40%를 담당하는 향토기업으로서, 대우조선의 일방적인 매각은 대우조선 전체 노동자를 넘어 25만 거제시민의 생존권이 달릴 중대한 문제”라면서 “생존권 사수를 위해 총파업 등으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대우조선 매각은 향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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