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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대 학생 사망사건은 인재다"
"농구대 학생 사망사건은 인재다"
  • 원종태 기자
  • 승인 2018.10.21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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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오성 경남도의원 5분 자유발언

지난 8일 거제시내 한 중학교 운동장에서 넘어진 농구대에 깔려 중학생이 숨진 사건은 인재라는 주장이 나왔다.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오성(거제2) 도의원은 18일 열린 제358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송의원은 “당시 사고는 모래 위에 불안정하게 서 있던 농구대가 태풍에 넘어지면서 바닥에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추 3개가 이탈됐고, 이탈된 채 세워진 농구대가 다시 넘어져 어린 학생이 희생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농구대는 놀랍게도 조달청에 납품하는 제품이고,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우수 체육용구 생산업체로 지정된 업체가 생산했으며,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으로부터 Q-마크를 획득한 품질인증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송의원은“Q-마크는 제품생산 과정에서 품질관리를 진단하고 인증하는 것으로 제품 안전인증과는 관련이 없다”며 “농구대는 법적 안전기준이 없어 한국기계전기전자연구원의 생산과정 진단을 통해 우수업체로 지정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송의원은 “농구대 백보드 면적을 바탕으로 풍압계산을 해본 결과 초속 25m 풍속을 견디지 못하고 넘어지는 것으로 계산됐다”며 “중급 태풍의 중심 최대 풍속이 초속 25~33m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고 당시 태풍에 넘어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송의원은 학교뿐 아니라 도내 공원, 등산로, 강변 산책길 등에 설치된 수많은 야외 운동기구가 도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2013년 국민권익위원회는 정부와 조달청, 자치단체에 야외 운동기구 안전규정과 정기점검 및 관리기준을 제정토록 권고했으나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정되지않고 있다”며 “경남을 포함한 대부분 지자체에서 야외 운동기구 설치 및 관리기준 조례마저 제정돼 있지 않다” 강조했다.

송의원은 “이번 농구대 전복사고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제조업자의 안일함․ 재품안전규정․설치규정․정기점검 및 관리규정도 없는 상황에서 시설관리자 관리 소홀이 빚어낸 인재다”며 “경남도와 도교육청이 야외 운동기구 안전상태를 전수조사하고 조속히 안전조례를 제정해 도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경남을 만들어 달라” 요청했다.

쓰러진 농구대 사진
쓰러진 농구대 사진

 

****아래는 송의원 발언 전문이다.

송오성(거제2) 의원(건설소방위원회)

안녕하십니까?

거제시 지역구 송오성 의원입니다.

오늘 저는 얼마 전 전복된 농구대에 의해 안타깝게 희생된 한 중학생의 사고와 관련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많이 망설였습니다. 아직도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고 계실 유족들, 친구를 떠나 보낸 어린 학생들, 학부모님들의 안타까움과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 일을 거론하는 것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고 재발을 막겠다는 유족분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큰 도리라는 판단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사고의 경위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한 어린 학생을 희생시킨 농구대가 어떻게 만들어 졌고, 어떻게 사용되었으며,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밝혀 경계로 삼고자 합니다.

먼저 사고 현장의 전도된 사진을 보겠습니다.

(사진1) 전도된 측면 사진입니다.

(사진2) 전도된 농구대 받침대 사진입니다.

바닥에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추 3개가 보입니다.

(사진3) 한 개의 무게가 40kg, 도합 120kg 정도됩니다.

(사진4) 농구대가 세워져 있는 바닥은 모래바닥 위 였습니다.

종합하면 모래위에 불안정하게 서 있던 농구대가 태풍에 전도되면서 추 3개가 이탈되었고, 이탈된 체 세워진 농구대가 다시 전복되면서 어린 학생이 희생된 것입니다.

이제 사고의 원인은 다 들어 났습니다.

그러면 농구대를 콘크리트 바닥위에 세우고, 무게추가 이탈되지 않도록 고정하면, 더 이상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까요?

저는 농구대를 제조한 업체가 왜 무게 추를 고정하지 않았는지, 직접 확인해 보았습니다.

이 업체는 놀랍게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우수 체육용구 생산업체로 지정된 업체이며,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으로 부터 Q마크를 획득한 품질인증 제품이었습니다.

문체부의 우수 체육용구 생산업체 지정 진단을 담당한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팀장은 농구대의 경우 법적 안전기준이 없어, 생산과정의 진단만을 통해 우수업체로 지정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기계전기전자연구원에 Q마크 인증기준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Q마크는 제품의 품질관리를 진단하고 인증하는 것으로, 제품 안전 인증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한국표준협회에도 확인한 결과, 농구대의 KSG 5732 기준은 표준의 열람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2014년 11월에 폐지되었습니다.

내친 김에 저는 이 농구대 백보드 면적을 바탕으로 풍압계산을 해보았습니다.

넉넉하게 잡아도 25m/s 풍속을 견디지 못하고 전복되는 것으로 계산되었습니다.

중급 태풍의 중심 최대풍속이 25~33m/s임을 감안하면, 이번 콩레이 태풍에 전복된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결과인 셈입니다.

비단 학교 야외 운동기구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실내 헬스기구는 안전확인 대상품목으로 지정되어 있어, 제품시험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야외 운동기구는 검증된 안전기준과 검사 없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2013년 10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정부와 조달청·자치단체에 대해, 야외 운동기구의 안전규정과 정기점검 및 관리기준을 제정토록 권고한 바 있으나, 5년이 흐른 지금까지 제정되지 않았습니다.

경남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자체는 야외 운동기구의 설치 및 관리기준 조례마저 제정하지 않아, 공원·등산로·강변 산책길 등에 설치된 수많은 운동기구가 방치된 채 도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번 학교 야외 이동용 농구대의 전복사고는 태풍 때문에 일어난 자연재해가 아닙니다.

제조업자의 안일함· 제품안전규정·설치규정·정기점검 및 관리규정도 없는 상황에서, 시설관리자의 관리소홀이 빚어낸 인재입니다.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법률 제정을 기다리지 말고,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합니다.

김경수 도지사님과 박종훈 교육감님께 요청합니다.

경남도와 교육청에서 설치한 야외 운동기구의 안전상태를 전수조사 하여, 안전하지 않은 기구는 과감히 철거하고, 불안정한 기구는 안전하게 재설치 해주십시오.

도의회와 협의하여 조속히 안전조례를 제정하고, 안전관리규정도 만들어 도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경남을 만들어 주십시오.

안타까운 희생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경남도·교육청· 도의회가 앞장 서 주시길 간곡히 요청합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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