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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극단 ‘노란리본’ 거제공연... 눈물과 감동
세월호 가족극단 ‘노란리본’ 거제공연... 눈물과 감동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8.09.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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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지역 단체들 공동주최... '제89주기 학생의 날' 기념행사 일환
세월호 가족들로 구성된 극단 '노란리본'의 공연 장면
세월호 가족들로 구성된 극단 '노란리본'의 공연 장면

세월호 가족들로 구성된 극단 ‘노란리본’의 연극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 공연이 지난 17일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거제시청소년수련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사전 노래공연과 연극 공연, 세월호 가족과 관객들의 간담회, 4살 어린이부터 50대까지 참여한 플레시몹(율동), 노란 종이비행기 날리기, 단체사진 촬영 등으로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들의 엄마들이 직접 배우로 출연한 연극 ‘이웃에 살고 이웃에 죽고’는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고 소통하며, 연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코미디 형식으로 보여준다.

연극은 안산시에 있는 가상의 연립 주택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다.

예술이라고 우기며 돈도 안 되는 목공예를 하는 101호 노총각, 아내는 집 나가고 고등학생 딸과 사는 술고래 102호 아저씨, 세월호로 딸을 잃은 104호 순애 아줌마, 사사건건 간섭하는 부녀회장 등이 등장한다.

세월호 참사 전에는 에어로빅 강사로 활기차게 살면서 이웃들을 살뜰하게 챙기던 104호 아줌마가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뒤 말이 없이 우울하게 지내자 이웃들은 104호 아줌마를 멀리하고 꺼린다. 여기에 온갖 유언비어가 나돌면서 더욱 불편한 존재로 여기고 비난한다.

이때 마침 아픈 아들을 데리고 새로 이사 온 103호 할아버지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웃들을 다독거려 점차 마음의 문을 열게 하고, 104호 순애 아줌마도 예전 모습을 되찾는다는 줄거리다.

연출가 김태현 감독은 “4.16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4.16 이후 ‘이웃’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아픔에 자연스레 공감하는 문화, 누군가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힘을 모으는 공동체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 연극이 그런 역할을 조금이나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행사 관계자는 “많은 시민들과 시민사회 단체들의 후원으로 함께 행사를 준비할 수 있어 거제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힘을 받고 간다’는 유가족의 말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공연을 마치고 배우들과 관객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공연을 마치고 배우들과 관객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학생들과 시민 등 300여명이 객석을 가득 채운 가운데 관객들은 소재의 무거움에 비해 울리고 웃기는 연극적 요소에 빠져들었다. 참가자들은 나눔과 치유를 통해 공감하는 문화를 위한 좋은 계기가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공연은 세월호를 기억하는 거제 사람들, 전교조거제초등 · 중등지회, 거제시청소년수련관이 공동 주최했으며, 거제교육연대, 어린이책시민연대, 참교육학부모회, 거제아이쿱생협, 민주노총거제지역지부 등 20여개 시민사회노동단체들과 시민들의 십시일반 후원으로 마련됐다.

주최측은 이날 즉석에서 ‘감동후불’로 모금된 전액을 극단 ‘노란리본’에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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