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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장 업무추진비, 서울시장과 맞먹어
거제시장 업무추진비, 서울시장과 맞먹어
  • 윤양원 기자
  • 승인 2018.09.04 10: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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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시장 사퇴 후 시장업무추진비 누가 썼나?

‘묻지마’ 시장 업무추진비, 다른 지자체도 이렇나?

 

....이전 기사에 이어

밥값으로만 월 수천만 원 펑펑, 시장 업무추진비 이대로 괜찮나?

http://www.geojeoneul.com/news/articleView.html?idxno=20682

 

이전 기사에서 거제시장 업무추진비 사용의 부당성과 공개 행태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그래서 이번엔 타 시도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용 및 공개 방식과 거제시의 그것을 비교해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어떤 수준인지 시민들의 평가를 한 번 받아보고자 한다.

이하는 거제녹색당 예산감시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확보된 자료임을 사전에 밝혀둔다.

 

인구 천만 서울시와 맞먹는 25만 거제시장 업무추진비

지난 해 1월, 서울시의 박원순 시장은 업무추진비로 30,567,200원을 집행했다. 아시다시피 서울시의 인구는 1천만에 가깝다. 이는 25만인 거제시의 약 40배에 해당한다.

박 서울시장이 지출한 업무추진비엔 ‘설명절 현업 근무 직원 격려 비용 (15,057,000원)’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제외한 순수한 직무 관련 업무추진비 지출액은 15,510,200원이 되는 셈이다.

이에 비해 인구 25만인 거제시의 권 전시장은 업무추진비로 1월 한 달 동안36,461,600원을 집행했다. 이중 ‘설명절 직원 격려 비용(3,450,000원)’을 제외하면 업무추진비로 ‘33,011,600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에 비해 금액으론 두 배, 인구대비론 약 80배 이상의 업무추진비를 쓴 셈이다.

혹시 특정 월에 거제시장의 업무가 집중됐을 수도 있겠기에 1년 치를 비교했으나 기대했던 차이는 없었다.

서울시장이 2017년 한 해 동안 302,517,907원의 업무추진비를 지출한 데 비해 거제시장은 274,366,330원을 지출했다.

역시 인구와 예산규모를 비교할 때 거제시는 서울시에 비해 약 40배 가까운 업무추진비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투명하게 사용 내역 공개하는 서울시와 묻지마 거제시

한편, 거제시와 서울시의 업무추진비 공개 내역을 비교하면 결과는 더 참담하다.

 

<서울특별시장 업무추진비 집행현황, ‘18년 6월>

(서울시장 업무추진비 공개 내역 바로가기)

http://opengov.seoul.go.kr/expense
 

<거제시장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거제시장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 바로가기)

http://www.geoje.go.kr/board/list.geoje?boardId=BBS_0000042&menuCd=DOM_000000104004001000&contentsSid=4440&cpath=

내용을 들여다보면 서울시의 경우 집행일시와 장소·목적·대상·인원 등 기재부의 예산집행지침 상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 준하는 양식으로 공개하고 있는 반면, 거제시의 그것은 사용 금액이나 날자 외엔 확인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업무추진비 공개 의미가 무색해지는 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시장의 참석여부와 참석인원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건 사실상 업무추진비를 누가 사용했는지, 그리고 사용금액의 많고 적음에 대한 합리적 추론을 불가능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50만 원의 식대를 두 명이 쓴 것과 스무 명이 쓴 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도 없는데 시장 업무추진비는 누가 썼을까?

2017년 대선과 2018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성남시의 이재명 전시장(현 경기도지사)은 각각 대통령과 도지사 후보 출마를 위해 민주당의 내부 경선을 치렀다.

그래서 당내 경선을 치루는 동안 이재명 전시장이 업무추진비를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확인키 위해 성남시의 시장 업무추진비 공개내역을 살펴봤다.

이 기간 동안 이재명 전시장이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0’원 이었다.

거제녹색당 예산감시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유선으로 성남시에 재차 확인한 결과, “경선기간 동안 시정을 볼 수 없으니 업무추진비를 사용하지 않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란 물음이 되돌아왔다 한다.

그리고 올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지사 출마를 위해 시장 직을 사퇴한 이후 4월부터 6월까지 성남시장의 업무추진비는 역시 ‘0’원으로 확인됐다.

그래서 권민호 전시장이 사퇴한 올 3월 이후 거제시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확인해봤다.

거제시는 시장이 사퇴해 그 자리가 공석이 된 이후에도 꾸준히 시장 업무추진비를 지출하고 있었다.

거제녹색당 예산감시위원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권 전시장 사퇴 후인 지난 4월엔 16,224,500원을, 그리고 5월과 6월에 각각 15,150,200원과 12,961,700원의 시장 업무추진비 지출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도 없는데 도대체 누가 시장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인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다.

 

엉망진창 시장 업무추진비, 이유가 뭘까?

첫째는 의회의 집행부에 대한 견제기능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의회와 집행부의 이해관계가 예산문제에 있어선 서로 맞아떨어지는 지점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회와 각 행정부처의 특활비 관련 입장이 비슷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둘째로는 의회의 역량 부족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의지가 있어도 예산에 대해 잘 모르면 사실상 이 부분을 건드리기 쉽지 않다.

그래서 예산의 편성과 집행에 관해 집요하게 파고드는 의원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게 우리 지방자치의 현실이다.

지역구 민원을 잘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회의 역할 중 예산에 대한 감시만큼 중요한 일이 없단 사실을 의원들은 제대로 알아야 한다.

셋째로는 공직 사회에 만연한 비밀주의와 처참하게 무너진 도덕적 가치기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공직 사회든 민간 회사든 경비사용에 대해 까다로운 사전절차와 세세한 사후 증빙을 요구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까다로운 절차는 적정한 예산을 미리 계획해서 사용하는데 도움이 되고, 세세한 증빙요구는 경비사용의 적정한 방법과 규모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사실 월급 받고 일하는 누구에게라도 귀찮은 절차고 짜증나는 일이다.

입장을 바꿔 남의 돈을 맘대로 써도 된다면 누구라 그걸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단 한 부류, 즉 세금 내는 국민은 이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생각한다.

투명한 공개가 필요한 이유다.

감시하지 않으면 부패하고, 부패하면 필히 망하기 때문이다. 민간회사든 자치단체든 이 공식에 예외란 없다.

 

민주당이 장악한 거제시와 의회는 과거의 악습 되풀이해선 안돼

변광룡 시장이 위기의 거제호를 맡은 지 석 달째로 접어들고 있다. 허니문 기간도 있는데 현직의 잘못도 아닌 일로 너무 다그치는 게 아니냔 주변의 시각도 있다.

일정 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작금의 엉망진창 거제시 행정이 오로지 전직 단체장 개인의 도덕성 결여와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

거기엔 절대 다수 공무원들의 부역과 동조, 그리고 묵인과 외면이 있었다.

그리고 수장이 바뀐 지 석 달이 지나가는데도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 악습은 개선될 기미가 없어 보인다.

과거와의 단절을 통한 새로운 미래의 비전 제시를 위해 변시장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적미적하며 늦추지 마시라!

늦어지면 현직이 과거 악습의 수혜자가 되고, 그렇게 되면 본인 또한 공범이다.

모든 화살이 현직으로 향하기 전에 서둘러 결단하시란 충고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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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민 2018-09-04 12:23:56
서울시장이랑 거제시장의 업무 추진비가 같다는게 말이 안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