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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베네수엘라 파탄 '무상복지' 탓이라고?
(기고)베네수엘라 파탄 '무상복지' 탓이라고?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8.08.3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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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규 전 거제시의회 부의장

일부 야권 등에서는 베네수엘라 경제위기를 포퓰리즘 복지정책 때문에 경제가 망했다는 논리를 편다. 복지정책의 확대는 국가 재정을 악화시키고 경제위기를 불러온다는 것은 신자유주의적 사고의 프레임의 법칙에 갇힌 편협한 해석이다.
     90%가 넘는 석유산업에 의존된 경제 구조화에서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을 막기 위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유 하락 정책과 매판자본에 의한 관련 분야의 기술개발 및 시설 혁신을 게을리하였고, 여기에 1일 소비량 2천만 배럴 중 1천만 배럴을 수입하던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로 베네수엘라산 석유 수입을 중단하고 석유를 수출하는 국가로 전환하게 되므로 영국, 미국 등의 석유자본이 빠져나가고, 석유산업으로 부를 축적한 기득권층의 자본이 자신들의 이익에 국한하여 재산을 외해로 빼돌리고 달아났기 때문이다.

이에 생필품 등을 100% 수입을 했어 먹고 사는 나라가 생필품 수입을 수입할 수 있는 빈곤한 자본과 저질석유로 생산원가가 높은 베네수엘라 석유는 유가가 70달러 이상이라야 수지가 맞는 구조로 되어 있어 베네수엘라는 폭발적인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되므로 국가 경제에 직격탄을 맞았다.
1980년대 후반 베네수엘라에서 최소한의 의식주를 해결하기 힘든 빈곤 가구의 비율은 50%, 이 가운데 절반이 빈민 수준의 극빈 가구였다. 석유자본은 정치권과 결탁한 기득권층에 집중돼 양극화가 심해졌고, 돈을 빼돌려 외국에 숨기는 등 부정부패로 경제가 곪아갔다. 1970년대 2차례의 석유파동 이후 저유가 시대에 돌입했고 결국 베네수엘라는 1980년대 심각한 외환위기를 겪었다. 유가 폭락은 석유 관련 산업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인 베네수엘라 경제에 치명상을 입혔다.

이런 진퇴양난의 경제위기 속에서 등장한 인물이 우고 차베스(1954~2013·집권 1999~2013)이다. 그는 신자유주의 흐름에 반대되는 사회경제 모델을 바탕으로 주택·교육·의료 등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중점을 둔 ‘볼리바르 혁명’을 주도했다. 그 결과 차베스 집권기인 1999년부터 2013년까지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46%가량 성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원유가격이 폭락하는 위기가 있었는데도 연평균 3%의 꾸준한 성장을 한 것이다. 특히 차베스 정권 말기인 2011년 빈곤 가구의 비율은 50%->25%, 극빈 가구 비율은 25%->7%로 떨어졌다. 차베스 집권 전인 1978년부터 1998년까지 20년 동안 베네수엘라의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은 20% 이상 감소해 서민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차베스 집권 기간 1인당 국내총생산은 2%대의 꾸준한 성장을 기록했다. 이 결과 차베스는 노동자·빈민 계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나 사회 기득권층에겐 ‘커다란 적’이었다.

◆ 경제위기 제1 원인은 ‘기형적 경제구조’

그런데 왜 잘나가던 베네수엘라 경제가 무너졌을까? 가장 큰 이유는 2010년대 이후 지속한 국제 유가 하락과 셰일가스와 미국과의 갈등 기득권층과 결탁한 외화유출 때문으로 해석된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가격에 울고 웃는 나라이다. (거제경제도 마찬가지다. 조선소의 불황과 호황에 따라 울고 웃는다.)국가 경제 90% 이상이 석유 산업과 연관돼 있어 국제 유가 변동에 따라 국가 경제가 휘청인다. 차베스가 사망하고 2014년 전후 유가 하락으로 인해 수익이 줄면서 국고는 바닥났고, 외화 유출과 초인플레이션까지 겹치는 등 악순환이 이어졌다. 석유산업에만 의존하는 기형적 경제구조가 위기의 시발점이다.

그렇다면 베네수엘라는 왜 석유산업 이외에 다른 산업이 발전하지 않았을까? 차베스 정권도 농업·제조업 등을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을 시도했다. 하지만 수출의존도가 높은 석유산업이 발전한 국가의 특성상 다른 산업이 발전하기 쉽지 않았다. (거제시도 조선·해양플랜트산업으로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되면서 고착화 되었다 수출로 경제가 잘 나갈 땐 다른 국가에서 필요한 물건을 수입하는 게 유리했기 때문에 이윤이 목적인 매판자본과 기득권층들이 투자하지 않았고, 수입산업을 발전시켜 이윤을 극대화했다. 국내 생산가보다 수입 가격이 낮기 때문에 제조업이 자생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정부가 전략 산업에 투자를 강화하고 국유화를 시행하는 등 적극적 산업화 정책을 펼쳤음에도 절대 우위인 석유산업 때문에 다른 산업이 발전하기 힘든 ‘기형적 경제구조’가 굳어진 것이다.

미국과 갈등도 베네수엘라 경제위기를 설명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원인이다. 남미의 대표적 반미국가인 차베스 정권은 말 그대로 미국에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차베스 정권은 석유를 무기로 1일 2천만 배럴 중 절반을 수입에 의존한 미국에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석유 산업으로 부를 쌓은 베네수엘라 기득권층과 정치인들이 미국과 결탁해 있어 반미-친미 세력 간 대립이 끊이지 않았다.
2011∼2014년께 이어진 국제 유가 상승을 등에 업고 미국이 ‘셰일가스’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확대한 것도 베네수엘라 경제에 직격탄을 가했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그동안 채산성이 맞지 않아 국제 석유자본들이 손을 대지 않았던 셰일가스 생산이 1배럴당 29달러에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석유 생산을 늘려 국제 유가를 떨어뜨리는 ‘치킨게임’을 시작했다. 그에 따라 2014~2015년께부터 저유가 기조가 이어졌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시점은 공교롭게도 차베스가 사망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진 시기와 겹친다. 이후 마두로 대통령 아래서 베네수엘라의 경제 규모는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은 2000년 전후 베네수엘라산 석유 수입을 지속해서 줄여왔다. 2003년을 전후해 기존 수입량의 80%를 줄이기도 했다. 이런 미국의 경제제재는 베네수엘라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 이러한 베네수엘라의 기형적 경제 구조와 거제시의 기형적 경제구조와 많은 담은 꼴이다.

거제시는 조선·해양플랜트산업에 75%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조선소의 불황과 호황에 따라 울고 웃는 도시가 지금의 거제시다. 시장의 정치력과 정책과 관계없이 거제시민들은 조선소를 바라보아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현재 양대 조선소를 질적으로 성장시켜는 한편, 거제시의 기형적 경제구조를 지방 자치 시대인 거제시는 의회와 글로벌 전문가와 시민사회와 양대 조선소와 지역 언론과 노동조합과 지역지도자들이 거버넌스를 형성해 거제시의 오늘과 미래를 위한 산업전략 설계와 도시설계를 통해 중앙정부의 지원과 협력을 얻어내 시민들이 살아가는 그 자체가 산업과 소득으로 연결되는 혁신적인 시티노믹스에 의한 정책을 시급히 마련할 때, 거제의 오늘과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다.
도시의 산업전략 설계와 도시설계를 민주적으로 완성하는데 약 4년이 소모되고, 완성된 설계를 시행하여 완성하는데 약 15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급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이 조금씩 호조 되는 시점이라 더욱 그렇다. 양대 조선소가 조금씩 회복기를 맞이함으로 허리띠를 줄이면 견딜 수 있는 처지다. 이때를 놓치면 영원히 수령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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