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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값으로만 월 수천만 원 펑펑, 시장 업무추진비 이대로 괜찮나?
밥값으로만 월 수천만 원 펑펑, 시장 업무추진비 이대로 괜찮나?
  • 윤양원 기자
  • 승인 2018.08.27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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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에서도 예산감시 시작됐다
거제시청전경
거제시청전경

예산감시단체인 ‘세금도둑잡아라(공동대표 하승수, 이상선)’의 국회 특수활동비(이하 ‘특활비’) 공개청구소송 승소 후 국회와 공공기관의 특활비 사용 규모와 용도의 적정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해 최근 우리 거제에서도 공공기관의 예산감시를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가칭 ‘예산감시거제시민모임(이하 예산감시모임)’은 지난 달 21일 거제녹색당과 정의당거제시위원회, 그리고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으로 ‘세금도둑잡아라’ 사무총장(‘내가 낸 세금 다 어디로 갔을까?’의 공동저자)인 이상석씨를 초빙, 예산감시의 필요성과 현실적인 방법론에 대해 강연(북 콘서트)을 진행한 바 있다.

이날 강연에서 저자(이상석)는 거제시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과 이를 공개하는 방식에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예산감시모임은 지난 4년간 권민호 전시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

 

거제시장 업무추진비 문제 많아

먼저 가장 큰 문제로 드러난 부분은 업무추진비 규모의 합리성과 적정성이다.  권 전시장은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1억 5천백만원과 1억 3천백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6년에는 2억 7천 8백만 원을 썼고, 퇴직을 앞둔 작년에는 2억 7천 4백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지출했다.

2015년에서 2016년과 2017년으로 넘어오면서 업무추진비 사용액이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시장 업무추진비 사용액이 대폭 늘어난 것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각 실국의 업무추진 경비와 시장의 업무추진비를 합치면서 발생한 일종의 착시효과일 뿐이다'라는 해명이다.
하지만 개별 실국의 업무추진비가 시장업무추진비와 합쳐진 이유에 대해서는 업무효율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 외에는 다른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시장업무추진비 사용 내역과 공개 방식 상식선 벗어나

개별 사용내역과 결재 방식 부분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어떤 경우엔 10분 간격으로 3곳의 식당에서 사용된 내역도 발견됐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담당 직원이 카드로 한꺼번에 사후 결재를 했기 때문이란 해명이다.

한마디로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한 기본적인 규정조차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문제는 시가 공개한 정보로는 상세한 내역, 즉 누구와 무슨 이유로 밥을 먹었고, 어디에서 먹었는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참석인원에 대한 내역은 끝내 확인할 수 없었다)


1년에 밥값으로만 1억 8천 5백만 원 지출해

한편 가장 최근인 ‘17년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우선 한 해 업무추진비 274,366,330원 중 68%인 1억 8천 5백만 원이 밥값으로 지출됐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특정일 하루에 35건의 밥값 지출이 발견됐는데, 그 금액이 무려 12,756,000원에 이른단 사실이다. 미뤄뒀다 한꺼번에 결재를 했다 하더라도 도저히 그냥 보아 넘기기엔 지출의 규모나 행태가 상식을 벗어난다.

한마디로 시장의 업무추진비는 ‘業務’가 아닌 ‘밥務’추진비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한편으로는 그 많은 밥을 도대체 누구와 무슨 이유로 먹었는지도 의문이다.

시장과 공무원은 밥을 먹지 않으면 업무를 볼 수 없는 것인지, 보편적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의문의 수준을 넘어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그 외에도 많은 문제점이 발견됐다.

특정 식당에 수천만 원의 식대가 집행된다든지, 또는 대부분의 식대가 일식집과 횟집 그리고 고깃집 같은 일반적으로 다소 고급스럽다 할 수 있는 특정 음식점들에서 집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남의 돈 쓰면서 생색은 원님이 내는 꼴이다

공직자들이 밥 열심히 먹는다고 지역경제가 살아날까?

장기적 조선경기의 하락으로 지역경제가 빈사상태에 빠져있다. 양대 조선이 구조조정을 위해 후반기에도 계속해서 인력 감축을 실시할 계획이란 흉흉한 소문들만 무성하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열 일 하시는 공직자들의 노고를 애써 폄하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공직자들이 시민의 혈세로 밥을 먹는 것이 오로지 지역경제를 위해서는 아니지 않은가?

그런 돈이 있다면 그냥 시민들에게 나눠 주시라! 그게 오히려 지역경제엔 더 큰 보탬이 될테니 말이다.


예산감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될 것

거제녹색당과 예산감시모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시장의 업무추진비 공개를 시작으로 업무추진비 공개방식과 전체 규모의 적정성 등을 각 지자체들과 비교하여 조만간 공식적인 자료를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관계자는 향후 거제시가 전국에서 가장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예산을 계획하고 집행하는 자치단체가 될 때까지 ‘세금도둑 잡는 일’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아래 주소를 클릭하면 거제시장 업무추진비의 공개된 내역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http://www.geoje.go.kr/board/list.geoje?boardId=BBS_0000042&menuCd=DOM_000000104004001000&contentsSid=4440&cp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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