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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사람들과 나무
거제도 사람들과 나무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4.06.23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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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거제도 사람들과 나무
1)땔감으로서 나무
농경시대 밥 하고 군불 때는 나무를 하는 일은 중요한 일상이다. 산에 약이 되지 않는 풀이 없는 것처럼 나무(땔감)가 되지 않는 나무는 없다. 그렇다고 아무 나무나 해 오지 않는다. 나무는 용도(취사,난방), 화력의 강약, 타는 시간(長短)에 따른 종류가 있고 한 나무를 두고도 부위와 상태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땔감에도 등급이 있는데 소나무(곰솔)과 참나무가 가장 좋은 나무였는데 장작은 장승포,신현 등지에 내다 팔거나 멸치 어장에 멸치와 바꿨다. 거제도 사람들의 나무(땔감) 종류및 나무와 관련한 이름에는 목디기 껄티기 솔캐이 푸스리 에장자리 갈비 갈방잎사구 좆끈다리 미다방시 앳대 메끼 빼까리 보탄퉁거리 등이 있다. 정확한 뜻을 고증을 통하여 특정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거제도 산 도처에 있는 숯굴터도 복원했으면 좋겠다. 뒷모카(모퉁이)에 장작빼까리(더미)는 두지(곡간)에 나락만큼 귀중했다.

2)집을 짓거나 도구를 만드는 나무
나무는 땔감뿐만 아니라 집을 짓거나 생활도구를 만드는 재료였다. 나무 고유의 특성을 오랜 경험을 통하여 섭렵하고 계절에 맞쳐 벌취하여 이용하였고 그 중에서 곰솔은 집을 짓는데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나무였다. 대나무와 싸리나무도 각종 농기구와 생활소도구를 만드는데 요긴하게 쓰였다. 마을마다 도구를 유난히 잘 만드는 솜씨 좋은 사람이 있었으니 요즘으로 치자면 인간문화재급 장인(匠人)이었다.
지게 바지게 소꾸리 산대미 바구미 채이(키) 멍에 훌치(쟁기) 도리깨 바가지 오줌통 똥장군 똥바가지 상여 가마 절구 절구대 모시틀 물래 북 바디 다디미 홍두개 신골 밥상 대문 울타리 재떨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3)먹거리가 되는 나무
거제도는 위도가 낮고 지형과 토양,기후가 좋아서인지 산에 열매와 나물이 많았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춘공기에 나물을, 가을에 열매를 산에서 얻었다. 두릅 응개(음나무) 고로쇠 합다리 남방다리 다래순 찔레순 붉나무순 제피순(초피나무) 고사리...나물은 거제도 사람들에게 보약이었다. 여름,가을에 산딸기 으름 다래 오돌깨(오디) 박딸(산딸나무) 돌복숭 돌배 방맹이(윤노리) 깨금(개암) 멍(멀꿀) 볼똥(보리수)...열매는 영양제였다.소나무 속껍질은 아이들에게, 칡 뿌리는 어른들에게 원기소보다 나은 양약이었다. 효자 맹종죽 죽순은 육고기보다 맛난 먹거리였다.

▲ 남방다리(박쥐)나무
▲ 윤노리나무
▲ 산딸나무

 

 

 


4)약이 되는 나무
내륙과 멀리 떨어진 섬 거제도, 아프거나 다쳐도 처방을 산에서 찾는다. 꼬꾸랑 할아버지 할머니는 그저 밥만 축내는 사람이 아니다. “어디에 무슨 나무가 좋다”는 비방(秘方)만 내려면 난이도에 따라 아버지나 어머니, 아니면 마을 장정 혹은 아이들이 그 나무를 구해 왔다. 고목에 붙어 있는 파리버섯을 보면 아이 어른 없이 따 와서 밥풀과 짖이개어 파리를 잡았다. 상처가 나면 느릅나무 껍질을 발랐고 배 아프면 매실을, 입(구내염) 아프면 오배자(붉나무)를, 가려우면 탱자나무 열매를 다려 먹었다. 신경통 관절염에 응개나무(음나무), 위장병에 예덕나무, 지네에게 물리면 밤을 먹이고, 뱀이 무서운 아녀자들은 망개(청미래덩굴)잎을 잎에 물고 산길을 걸었다. 소나무를 감은 으름덩굴은 특별히 효험이 있다 하여 귀한 약재로 쳤다.

5)놀이가 되는 나무
거제도 섬 아이들은 바다보다 산에서, 계곡에서 주로 놀았다. 여름철 설익은 때죽 열매와 잎을 따다 옴팍한 바위에 넣고 주먹돌로 찧어 고무신으로 퍼서 계곡물에 풀면 물고기들이 둥둥 떴다. 박딸나무로 팽이를 만들어 놀고, 포구(팽나무)와 시룻대(이대)로 포구총을 만들고, 가막살나무와 좀작살나무로 새총을 만들고, 망개(청미래덩굴)가 야물어 지면 망개총을 만들어 놀았다. 시룻대로 연을 만들어 날리고, 꿀밤(굴참,상수리)으로 구슬치기를 하고, 소나무 새순 껍질과 속가지를 분리하여 칼집과 칼을 만들어 놀았다. 국수나무를 엮어 모자를 만들어 쓰고 참솔가지를 꺾어 벽을 만들고 칡넝쿨로 하늘을 덮어 나무집을 짓고 전쟁놀이를 했다. 장마철에 떨어진 감에다 조개껍데기를 꽃아 흐르는 물에 물레방아 놀이를 했다. 깔대치기(자치기) 화살쏘기 대나무잎배 띄우기 나뭇잎물감으로 그림그리기...장남감이, 놀이터가 ,인터넷이 없어도 거제도 아이들은 언제나 하루해가 짧았다.

7. 맺는 말
거제도는 바다에 둘러싸인 섬이다. 하지만 크고 작은 산이 많고 아양들(대우조선)오수들 지세포들 기성들(사등성 뒤) 등 평야가 발달하여 어촌이 아닌 농촌이었다.
거제도 사람들은 나무 숲 산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었다. 자연에 순응하면서 자연이 주는 혜택을 놓치지 않았고 현명하게 이용하면서 고단하였지만 지혜로운 삶을 살아 왔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나무가 있었기에 나무는 생의 모태(母胎)요, 산은 삶의 원천(源泉)이었다. 지난 시대 거제도 사람들의 삶과 나무를 되돌아보면서 어릴적 입던 옷은 어른이 되어서는 못 입게 되지만 나무와 산은 그렇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새로운 21세기, 사람, 나무, 대자연이 융합하는 힐링아일랜드(healing island) 거제도를 희망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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