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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옥식 그린엔텍 대표의 고향사랑
임옥식 그린엔텍 대표의 고향사랑
  • 거제통영오늘신문
  • 승인 2018.04.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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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고등학교 교사 김회진

임옥식 그린엔텍(주) 대표이사

3월 끝자락에 모교 선배에게서 저녁 무렵 전화가 왔다. 매년 찾는 고향길이지만 이 번 만은 좀 색다른 느낌이었을까? “오늘 고향에 왔는데 시간되면 후배님 얼굴 보고 싶다.”고... 평소 존경하는 선배였기에 나는 한 걸음에 달려가 만났다. 고향 선친 묘소에 찾아오시는 효심 깊은 모습을 종종 보아 왔기에 내 마음이 훈훈하고 흐뭇했는지... 너무 반가웠다. 마침 주말이라 머무는 이틀 동안 함께 고향 산천 돌아보고 낚시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재력이 있어 고향에서 단체에 가입하고 활동하여 유명세를 타거나 선거  철마다 고향을 위해 힘쓰겠다고 주장하는 많은 분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이름도 없이 묵묵히 우리 고향과 후학 양성을 위해 씨를 뿌리시는 분은 거의 소개되지 않고 있다.
난 오랫동안 내 고향 거제에서 교사로 몸담고 있었기에 훌륭하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분들의 활동들을 소개하고 싶었지만 제대로 역할을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오늘은 용기를 내어 멋진 우리 고향 분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소개하고자 하는 분은 우리 거제에서도 산골인 동부면 부촌의 한 동네에서 태어나 자란 고향분이다. 이 분은 남들처럼 유명세를 타지도 않았고, 정치적 야망도 없어 보였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공부는 잘하는 편이었지만 넉넉한 형편이 아니어서인지 남들처럼 부산이나 진주 등 대도시로 진학하지 않았다. 단지 이곳에서 그냥 그렇게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진학하여 학교를 다녔고 (의지가 강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지만) 남들처럼 평범하게 성실히 생활하는 학생이었다. 고2 학년 때 장티푸스 병이 걸려 너무 아파 치료하고 요양하느라 제대로 다니지 못했고 학교를 힘겹게 졸업했다. 어렵게 공부하여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고 우여곡절 끝에 자수성가하여 지금은 경기도에서 그린엔텍(주)이라는 환경 관련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이 분은 만날 때마다 “그때 주변 분들과 장승포 항에 살고 있는 친구 집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그 고마움을 늘 얘기 하곤 했다. 이분은 그 어려운 시절 도움의 손길을 주신 분들의 고마움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 마음이 온전히 남아 있어 지금까지 고향 후배들에게 장학금으로 계속 전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이분의 선행은 남다르다. 1억 원의 장학금을 모교에 기부하고 10년 간 매년 10여 명의 고향 어려운 학생들에게 각각 100만 원씩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또 거제시청 기부천사(1004)에도 가입하였고 대학진학 후에도 어려운 후배들을 격려하는 장학금도 주시고 있다. 어려운 경기에 회사 경영 상태가 힘든 적도 있었지만 그렇게 벌써 8년의 세월이 흘렀다. “앞으로 2번이 남아 있는데 자신은 이 약속만은 지킬 것이다.”고 하면서 장학생으로부터 온 감사편지를 소개하고 오히려 고맙다고 이야기하시는 그 분을 보면서 내가 더 뿌듯하고 행복했다.
난 이 분의 약속을 믿는다. 아니 약속 넘어 힘이 닿는데 까지 계속하시길 부탁하고 싶다. 재력이 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난 모교에서 이분의 뜻이 잘 전달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이분처럼 고향을 돌아보며 씨를 뿌리는 많은 사람들 속에 나도 동참하는 즐거움을 꿈꾼다.

거제수산물 중에 대표적인 어류인 대구가 있고 겨울철에는 대구 축제가 열린다. 대구는 회귀성 어류라 이곳에서 알을 방류하면 성장하여 다시 이곳에 돌아온다고 한다. 아마도 대구도 성장하여 고향을 잊지 않고 찾아오는 것이리라.


4월 초 졸업생이 학교를 찾아왔다. 100만 원을 봉투에 담아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자신도 이젠 대학을 졸업하고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다고 했다. 이 졸업생은 자신의 어려울 때 장학금으로 도움을 주셨던 이 분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다.
성경에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으면 30배, 60배, 100배의 결실이 난다,’고 했다. 옥토 밭에 뿌려진 씨앗처럼 이 분의 손길을 받고 자란 고향 후배들이 멀리 나아가 큰 결실을 맺기를 소망한다. 그 결실들이 다시 고향의 후배들에게 씨를 뿌리는 아름다움이 전승되어 고스란히 그 약속들 속에 담겨 기억되리라 기대한다.

『고향 찾는 길』은 언제나 추억이 있지만 이분이 오시는 길은 고향에 새로운 씨를 뿌리는 길이 되고 있다. 이분이 뿌린 씨앗들이 고향을 살찌우고 우리 사회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4월 끝자락엔 이분은 다시 고향을 찾아오신다. 고향 후배들에게 한아름 사랑 가득한 선물을 담고...
늘 자랑하고 싶은 고향 선배에게 깊이 머리 숙여 다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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