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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쓰나미’ 거제시 전력 소비량까지 강타!
‘불황 쓰나미’ 거제시 전력 소비량까지 강타!
  • 윤양원 기자
  • 승인 2018.03.28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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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대비 줄어든 '17년 전력 소비량

 ‘불황 쓰나미’ 거제시 전력 소비량까지 강타!

 

 

 

 ’16년 대비 줄어든 '17년 전력 소비량

 장기간 호황을 지속하던 조선 산업의 성장세가 꺾이며, 거제시 전체의 전력 소비량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6년 2,334Gwh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거제시의 년간 전력 소비량이 ’17년 2,207Gwh를 기록하며 전년에 비해 약 5.4%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지역 내의 전력 소비량과 경제 성장률은 동일한 방향성을 가진단 사실을 전제할 때, 거제시의 경제 성장이 후퇴하고 있단 사실을 전력 소비량을 통해 확인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전력 사용량 변화의 추이를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려면 계약종별 변동량의 추이를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 ‘종별’이란 전기 사용의 용도에 따른 구분을 말한다.

 가령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은 ‘주택용’으로 분류되고,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은 ‘산업용’으로 구분하는 식이다.

 그래서 지난 3년 간 전력 사용량 추이 중 가장 변동 폭이 큰 부분을 살펴보니, 예상했던 대로 산업용 전기다.

 ‘15년 1,174Gwh였던 산업용 전기의 사용량은 ’16년 1,304Gwh로 11% 증가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17년 세계적인 조선 산업의 불황으로 인해 조선소의 가동률이 하락하며 전기 사용량도 전년에 비해 약 9% 줄어든 1,187Gwh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대 조선소의 전력 소비량도 줄어

 한편 거제시 전체의 산업용 전기 사용량 중 양대 조선소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비슷한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중 눈여겨 볼 대목이 있다면, 양대 조선의 전기 사용량 변동이 산업 전반의 부침에 따라 증감을 반복하는 전체 산업용 전력 소비량 추이와는 달리 일정하게 하락하고 있단 점이다.

 양대 조선이 산업용 전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년 86%, ’16년 81%, ‘17년 74%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년에서 ‘16년으로 넘어가며 늘어났다가, 다시 ’17년에 줄어든 전체 산업용 전기의 사용량 추이와는 확연히 다른 방향성이다.

 이 결과를 통해 볼 때, 양대 조선의 구조조정은 이미 수년 전부터 진행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자체 생산 대신 외주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적 방향성이 양대 조선소의 전기 사용량 추이를 통해 확인 된 것이다.

 

 

 

지속적인 감소세 보이는 ‘기타’ 전기

 한편 산업 전반의 흐름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분야도 눈에 띈다. ‘기타’에 해당하는 이 부분은 주로 공공용과 교육용, 그리고 심야전기와 같은 특수한 분야다.

 확인 결과 공공용과 교육용 전기의 사용량엔 큰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심야전기의 경우 정부지원이 줄어들고 요금이 상승함에 따라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이 목격됐다. 요금정책이 전력 소비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단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는 불황에도 사용량 줄지 않아

 산업용 전기의 변동이 경기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면,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바로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다.

 주택용은 말 그대로 주로 가정에서 소비하는 전기를 말하고, 일반용은 우리가 상업용 전기라고 알고 있는 부분이다. 이 분야는 ‘16년 소비량의 정점을 찍었으나 ’17년 조선경기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전 고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는 가정용 전기와 상업용 전기가 경기의 흐름과는 크게 상관없이 일정 이상은 소비할 수밖에 없는 필수재임을 의미한다. 특히 상업용의 경우 비수익용 전기, 다시 말해 장사가 잘되지 않아도 필수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전력량이 많아진단 사실은 지역경기의 불황과 관련해 그 의미를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하겠다.

 비수익용 전기의 사용량이 많아지면 영업 이익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니, 장사해도 남는 게 없단 소리가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주) 1Gwh는 원자력발전소 1기가 한 시간 동안에 생산하는 전력량이다.

 

최악의 전력 자립도와 신재생에너지 비율

 끝으로 전체 전력 소비량에 비해 자체적으로 생산 가능한 전력량은 극히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이 비율을 ‘전력 자립율(도)’이라 하는데, ‘17년 말 기준 거제시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 전력량은 1.2Gwh로 자립율은 0.05%에 불과하다.

 한편 자체 생산된 전력량의 거의 100%는 태양광발전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거제시 관내에서 가동되고 있는 상업용 발전소는 21개소로, 전국적으로 2만 여개소가 가동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생산량 비중으로 따지자면 전국 평균인 7.24%에 비해 거제시의 0.05%는 말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다. 배수로 따지자면 145분의 1에 불과하니 말이다.

 2030년 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끌어올리겠단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 기조가 거제시엔 전달되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다.

 물론 거제시의 전력 자립율과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낮은 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거제시의 전력 자립율이 낮은 이유를 높은 지가(地價)와 인구밀도 때문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지형적으로 남북으로 이어진 산세(山勢)로 인해 태양광 설치에 적합한 정남향의 적지(適地)는 찾기 어렵고, 육상풍력은 주변 민가와의 근접성으로 인해 주민 동의를 받기 어렵다.

 그렇다면 서울시는 어떨까? 서울시가 거제에 비해 인구가 적고 땅값이 낮아 ‘원전 하나 줄이기 운동’이 가능했던 것일까? 박원순의 '서울시 8년'과 권민호의 '거제시 8년'은 왜 달랐을까?

 결국 그 차이는 위정자(爲政者)의 의지에서 생긴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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